인문,경제학

스피노자 <에티카> 정리 16, 17

and_we_go 2023. 4. 18. 15:40

이번주는 <에티카> 정리16, 17을 읽었고, 여전히 어렵습니다..! 제가 이해한 대로 한 번 정리해볼게요 :)

<정리 16> 신성한 본성의 필연성에서 무한한 것이 무한한 방식으로 (곧 무한한 지성에 의하여 파악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생기지 않으면 안 된다.

신에게는 활동능력과 사유능력이 있습니다. 활동능력에는 신의 무한한 속성이 속해있어요. 사유능력은 사유속성에서만 나타납니다. 활동능력에 무한한 속성이 있고, 사유능력에는 사유속성 1개만 속해 있더라도, 두 능력은 능력상 동일해요. 왜냐하면 활동한 것을 신은 스스로 모두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연장속성을 A라고 한다면, 이 연장속성을 사유하는 사유능력을 a', a'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a''. 이렇게 관념에 대해 알고, 그 알고 있음을 또 알고, 이렇게 무한히 이어집니다. 사유능력은 사유속성 1개로도 이만큼의 능력을 지닌 것이에요. 참고로, 활동능력에는 사유속성이 속해있는데 본인이 사유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은 '관념의 관념'이라고 합니다. 사유능력은 신적본성에서 나타나는 모든 것을 필연성 하에서 파악합니다


스피노자에게는 자기원인과 작용인에 대해 이야기해요. 자기원인은 본질에 존재가 포함되어 있는 내적 관계입니다. 작용인은 A와 B가 외적관계로 있어요. 예를 들면, 바람이 불어서(A)-> 나무가 부러지는 (B) 현상이 있어요. 스피노자는 신이 곧 만물이며, 실존과 본질이 일치한다고 봤어요. 그래서 신은 자기 본질에 따라 존재를 만들어내는데 그 방식은 이러합니다. 모든 사물의 발생적 조건 속에서 무한한 인과가 있는데, 그 무한한 인과 연쇄의 필연성에 모두 신이 작동합니다. 즉, A-> B-> C-> D->... 이렇게 무한한 인과의 과정 자체에 신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세계가 실체와 양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실체인 신은 양태들의 인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에요. 이 과정들 전체가 실체입니다. 스피노자는 신을 자기원인과 작용인을 일치시킵니다. 자기본질과 존재가 일치하려면 무조건 만물의 작용인이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신은 사물들의 가장 가까운 원인으로 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스피노자에게는 원인을 찾기 위해 무한 후퇴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관계의 작용인 안에 이미 신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 자체가 신의 한 부분입니다. 발생의 필연성이 신적 본성입니다. 즉, 발생의 필연적 본성이 신입니다. 어떤 원인이 무언가를 낳았다면 이미 그 자체로 신적 본성입니다. 인과적 필연성이 발생하는 모든 것, 필연성이 있으면 그것을 신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제가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가 나를 낳았으니, 그럼 엄마가 '신'인 건가요?" 수영샘은 엄마가 신이 아니라, 나를 낳는 과정이 '신'이라고 답변해주셨어요. 이 인과성, 필연성 자체가 신이에요! ㅎㅎ;;

<정리17> 신은 오로지 자신의 본성의 법칙에 의거해서만 활동하고 다른 어떠한 것에 의해서도 강요받아 활동하지 않는다.

이 정리는 생각해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신이 다른 본성에서 강요 받으면 양태가 되기 때문이에요. 스피노자는 증명하는 과정을 통해 신 안의 자유의지를 제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보충과 주석을 살펴볼게요.


<보충1> 신의 본성의 완전성 이외에는 신을 외부 또는 내부에서 활동하게끔 자극하는 어떠한 원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즉 신은 본성의 필연성에서만 활동한다는 것이에요. 신을 활동하게끔 하는 모든 것은 신의 본성의 완전성입니다.

<보충2> 신만이 자유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서 자유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과적 필연성만이 자유로운 것입니다. 신은 만물들의 연쇄적 발생으로만 존재하고, 이 만물들의 인과연쇄만이 자유로운 것입니다.

<주석>

  1. 주석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신에게는 지성도, 의지도 속하지 않는다"입니다. 여기서 의지는 욕망을 가지고 뭘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신을 전체군주의 이미지로 사유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신과 만물 사이에 거리를 두게 되는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거리를 두는 순간 신은 전제군주처럼 됩니다. 스피노자는 자기원인과 작용인을 일치시켜서 만물이 그대로 신 안으로들어가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이 어디를 잘라낼 수 없어요. 어디를 잘라내려면 필연성을 끊어내야 하는데 필연성을 끊을 수는 없죠. 스피노자에게는 자기원인과 작용인을 일치시키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2. 그들은 신의 전능을 주장했지만, 신을 무능한 존재로 만들었다고 스피노자는 반박합니다. 그런데 신이 다 만들지 않고, 나중에 만들고 말 잘드면 천국도 주고.. 이런 통념이 왜 우리에겐 더 신의 능력처럼 보일까요? 스피노자는 '표상의 방식' 즉, 인간적 사유 방식때문에 그렇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전능은 영원에서 영원에 걸쳐있는데 필연성은 바뀔 수 없고, 이런 신적 사유가 우리에게 낯설어서 인간적 사유를 신에게 투사하는 것이에요. 인간적 본질과 신의 본질을 착각하는 우리의 사유를 볼 수 있습니다. 스피노자는 신간과 인간을 '본질'의 차이로 설명해줘요.

형상적 본질과 관념적 본질

형상적 본질과 관념적 본질의 차이는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어요. 참고로 관념적 본질은 표상적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책상이 있으면 책상에 대한 관념이 생기고, 이 관념은 책상의 형상적 본질을 표상하게 돼요. 이 관념은 표상적 본질을 가지게 돼요. 표상적이란 것은 이 사물의 형식적 본질을 사유속성의 특성으로 나타낸 것이에요. 신에게는 형상적 본질이 전능의 차원이고, 표상적 본질은 전지의 차원입니다.